‘천로역정’을 보는 관점(POINT OF VIEW)
세계를 보는 관점을 어떻게 갔느냐에 따라 세상을 다르게 살 수 있다. ‘보는 점’이 어느 지점이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서양화는 일찍이 원근법이 발달하여, 대개의 회화는 원근법으로 그려진다. 그러나 동양화는 그렇지 않았다. 그래서, 서양화의 시점으로 볼 때 동양화는 수준이 낮았다. 시점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양화의 시점은 있다. 단지 원근법이 아닐 뿐, 그 시점은 서양화에 비해서 아주 풍성하다. 동양화는 다초점을 사용한다. 동양화를 보면, 시점이 상, 하, 좌, 우, 상상, 상하, 상좌, 상우, 하하, 하상, 하좌, 하우의 시점을 가지고 있다. 정선의 금강전도에 나오는 만경폭포를 그린 모습을 확대해서 보면, 정말 사진으로도 흉내낼 수 없는 입체감을 맛볼 수 있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카리스마적인 시점과,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경외감의 시점. 사선으로 보이는 다이나믹한 시점, 정면에서 보이는 듯한 고요한 시점이 다 표현되어 있다.
같은 그림을 봐도 관(觀)을 하나로 갖느냐, 다양하게 갖느냐에 따라 보는 점(點)이 달라지는 것이다. 그것을 풍요롭게 볼 수 있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따라 세상을 풍요롭게 살수도 있고, 우물 안의 개구리처럼 살 수도 있다.
그리고 관점을 제대로 갖고 있지 못하면 아무리 노력해도 헛수고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무엇보다도 관(觀)을 제대로 갖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어떤 주제에 대해 수십 권의 책을 본 대도 관이 없으면 지식이 쌓이지가 않는다. 그런 점에서 ‘관’은 뼈대이고 ‘점’은 살이다.
어떤 사람이 황토집을 지었는데. 자주 흙이 떨어졌다. 그러면 그 사람은 거기에 황토를 덧붙여 칠했다. 하지만 얼마 안 가 떨어졌다. 계속 그런 식으로 한 결과, 그 집 담이 무너졌다. 이유는 담에 덧발라 칠한 황토의 무게가 너무 무거워, 그것을 견디지 못하고 황토의 담이 무너진 것이다. 알고 봤더니, 황토벽을 쌓을 때 기둥을 세우지 않았던 것이다. 기둥 없이 벽을 쌓았으니, 황토를 아무리 덧발라도 다시 떨어졌던 것이고, 결국 담이 무너져 버린 것이다.
신앙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뼈대 없이, 관(觀)없이 신앙을 해서는 언젠가 무너지게 되어 있다. 또한 관(觀)을 풍성히 하지 않으면, 신앙의 발전은 없는 것 같다.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천로역정을 다른 관점에서 봐야겠다.' 대개 문학작품은 주인공과 배경인물을 설정한다. 그래서 전경(foreground)으로 나온 주인공에게 초점을 맞추어 해독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배경(background)이 되는 인물은 주인공의 상황 설정을 위한 역할을 하게 되어 잘 눈에 띄지 않는다.
천로역정은 주인공 '기독도'와, '성실', '소망', '소신' 등과 같은 순례자가 전경으로 나와 있기 때문에 배경인물을 그만큼 가려져 있다. 하지만 관점을 달리하면, 아니 관점을 늘리자 배경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과연, 천로역정은 배경에 나온 인물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순례자들은 사실, 자신의 영혼이나, 아니면 그 주위 한 두 명밖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 이런 삶은 크게 자랑할 것이 못 된다. 예수님은 우리가 성령을 받으면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주님의 증인이 될 것이라고 하셨다(행 1:8).
그런 면에서 일꾼이라면 전도자(Evangelist), 도움(Help),선의(Good-Will),해석자(Interpreter), 율법(Law), 복음(Gospel), 인내(Patience), 문지기(Watchful), 신중(Discretion), 분별(Prudence), 경건(Piety), 자애(Charity), 지식(Konwledge),경험(Experience), 경계(Watchful), 진실(Sincere), 대은혜(Great-grace), 쁄라의 주민 등처럼 복음을 전파하며, 약한 영혼을 구원으로 인도하는 역할을 해야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천로역정에서 ‘기독도’만 본다면, 자신의 영혼만 구원받겠지만, 배경의 일꾼을 보면, 수많은 ‘기독도’를 도울 수 있을 것이다.
P.S.-천로 역정에 나오는 인물들
1.멸망의 도시(the city of Destruction)를 떠나 순례길에 오르다.
기독도(Christian)
전도자(Evangelist)
고집(Obstinate)
유순(Pliable)
2.절망의 늪(Slough)
도움(Help)
속된 현자(Mr.Worldly-Wiseman)
준법(Legality)
예의Civility)
3.좁은문(Wicket-gate)
선의(Good-Will)
해석자(Interpreter)
율법(Law)
복음(Gospel)
열정(Passion)
인내(Patience)
절망(Hopeless)
4.십자가에서 그의 짐을 벗다
단순(Simple)
나태(Sloth)
건방(Presumption)
형식(Formalist)
위선(Hypocrisy)
5.곤고산(Hill Difficulty)
겁쟁이(Timorous)
불신(Mistrust)
6.아름다운 집(the palace Beautiful)
문지기(Watchful)
신중(Discretion)
분별(Prudence)
경건(Piety)
자애(Charity)
7.겸손의 골짜기(Valley of Humiliation)
아불루온(Apollyon)
8.사망의 음침한 골짜기(Valley of the Shadow of Death)
남자들
법왕(Pope)
이교도(Pagan)
9.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빠져 나온 후
성실(Faithful)
태초의 인간 아담
교만 (Pride)
오만(Arrogancy)
자부(Self-Conceit)
세상영광(Worldly-Glory)
수다쟁이(Talkative)
10.허영의 시장(Vanity-Fair)
증선 경(Lord Hate-good)
질투(Envy)
미신(Superstition)
아첨(Pickthank)
노쇠 경(Lord Old Man)
음란 경(Lord Canal Delight)
사치 경(Lord Luxurious)
허영 경(Lord Desire-of-vain-glory)
호색 경(Lord Lechery)
탐욕 경(Sir Having-greedy)
맹인(Mr. Blind-man)
불선(Mr. No-good)
악의(Mr. Malice)
애욕(Mr. Love-lust)
방탕(Mr. Live-loose)
성급(Mr. Heady)
자만(Mr. High-mind)
적의(Mr. Enmity)
거짓말쟁이(Mr. Lyar)
잔인(Mr. Cruelty)
증광(Mr. Hate-light)
무자비(Mr. Implacable)
11.허영의 시장을 나온 후
소망(Hopeful)
사심(By-ends)
세욕(Hold-the-World)
애금(Money-love)
구두쇠(Save-all)
애리(Love-gain)
취리(Gripe-man)
데마(Demas)
12.곁길 초원(By-ends)
헛된 확신Vain-Confidence
절망 거인Giant Despair
자포자기(Diffidence)
13.기쁨의 산The Delectable Mountains
지식(Konwledge)
경험(Experience)
경계(Watchful)
진실(Sincere)
무지(Ignorance)
소신(Little-Faith)
비겹(Faint-heart)
불신(Mistrust)
범죄(Guilt)
대은혜(Great-grace)
무신론자(Atheist)
임시(Temporary)
배반(Turn-away)
14.쁄라(the land of Beulah)
쁄라의 주민
헛된소망(Vain-hop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