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YH팡세

파스칼의 회심기

천국 도서관장 2009. 6. 26. 16:54

어제는 회사 일로 국립중앙도서관에 갔다가, 시간이 남아서, 기독교 서적을 몇권 살펴보았다. 그 중에서 <논리와 신앙>이라는 책의 앞부분을 재미있게 보다가 파스칼을 다루는 부분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파스칼에 의하면 논리도 일종의 신앙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즉, 논리 이전에 존재하는 형이상학적 전제가 있다는 말이다. 현대인들은 논리가 독자적으로 존재하는 줄 아는데 착각이라는 것이다. 즉, 논리를 부정하는 데서 논리의 진가가 발휘된다고 주장하였다. 그가 이렇게 주장하는 데는 회심의 체험이 크게 반영되었다고 한다. 그 중에 인상적인 부분은 그가 회심한 후 메모리얼에 그 회심기를 양피지에 써서, 옷에 꿰메어 놓은 후 평생을 그것을 보면서 살았다는 일화였다.
 갑자기, 파스칼이 어떻게 회심했는지에 대해서궁금증이 일어났다. 그래서 '팡세'를 쭉 살펴보았다. 읽을 가치가 있는 책 같았다.  하지만 회심기가 없는 것 같아서,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회심기를 발견했다. 좋은 내용인 것 같아 번역하여 인용해 본다.

 

                               파스칼의 회심기 --'메모리얼' 중에서

                                   은총의 해 1654년,

 

성인이자, 순교자이며, 그리고 순교사에 나온 대로 여러 사역을 하신 성 클레멘트 축일이자,
역시 순교자이며, 여러 사역을 한 성 크리소노구스의 축일 전야인,
11월 23일 월요일, 밤 10시부터 12시 30분 사이에.
불(FIRE)이 임했다.

 

아브라함, 이삭, 야곱의 하나님

철학자나 지식인의 하나님이 아닌 하나님.

확신, 확신, 감동, 환희, 평화.

예수 그리스도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그리고 인자의 하나님


인자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셨도다.

하나님 외에, 세상의 모든 것은 잊혀졌도다.

복음으로만 하나님을 알 수 있도다.

인간의 영혼의 위대함이여.



의로우신 아버지여, 세상 사람들은 당신을 몰라도, 저는 당신을 아나이다.

기쁨, 기쁨, 기쁨, 기쁨의 눈물.

저는 당신을 떠났었나이다.


세상은 나를 생명샘으로부터 나를 떠나가게 했나이다.

나의 하나님, 당신도 나를 떠나시려나이까?

저를 주님으로부터 영원히 분리시키지 말아주소서.

이분은 영원한 생명이시나이다. 세상도 이제 진리의 하나님을 알고, 당신이 보내신 그를 아나이다.

예수 그리스도

예수 그리스도

예수 그리스도

내가 그를 떠나고, 내가 그로부터 도망가고, 비난하고 십자가에 못 박았네.

그러나 나를 그리스도로루터 결코 분리시키지 마소서.



예수님만이 복음으로 안전히 가르치실 수 있나이다.

포기란, 온전한 달콤함입니다.

예수 그리스도, 나의 지도자께 온전히 순종하겠나이다.

지상에서도 영원한 기쁨을 누리나이다.

당신의 말씀을 잊지 않게 하소서. 아멘.


--그날 이후 파스칼은 자주 금식하고 매일 5시에 기도 드리고
성경책과 어거스틴의 '참회록'을 즐겨 읽으며 나날을 보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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