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안산에 살 때 마지막 지하철에서 내리곤 했다.
하루 종일 서울에서 진을 빼다가 밤지하철에서 내리면
그 밤하늘의 신비
그 신비 속에 속삭이는
나팔꽃, 코스모스, 이름 모를 풀들
그리고 풀 벌레들의 밤 시간에 초대받곤 하였다.
그때 모아두었던 글 3편을 꺼낸다.
밤하늘의 여행
밤지하철에서 내려 늘어진 팔들을 여미고, 걷습니다. 그리고 따라갑니다. 밤하늘 어디에선가는 소리가 납니다. 풀벌레 합주에 시선이 머뭅니다. 그 소리에 시선은 두둥실 떠오릅니다. 첫 별이 보일때까지.
별을 보면 가슴이 뜁니다. 밤하늘을 수놓은 별들 속에 주님의 광대하심을 강하게 체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낮의 태양보다도 훨씬 멀리, 시원의 거리에서 날아온 빛이라는 것을 안다면, 그 경외감에 압도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시선을 더 넓혀보면 정말 낮에는 볼 수 없는 천상의 축제가 온통 밤하늘에 가득 차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 저는 소리를 따라 하늘로 올라갑니다. 지구를 벗어나 태양계를 돌아갑니다. 그러나 순간 하얀 빛에 압도당합니다. 우리 은하를 벗어난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곧 광대한 별들이 저를 사로잡아 더 큰 은하로 날아가게 합니다. 이제 수많은 은하가 회오리 바람처럼 요동을 치는 것이 보입니다. 때로는 블랙홀이 보이지만, 저는 어느새 빛보다 빨리 날아 이 검은 구멍을 단숨에 넘어 한 하늘 두 하늘 세 하늘 오릅니다. 여기는 삼층천, 바울이 하나님을 만난 곳입니다. 오늘 그분들은 산책을 나오시다 저를 보고는 반기시는군요. 아! 이곳을 떠나고 싶지 않습니다. 물론 저는 베드로가 변화산상에서 한 말을 알기 때문에 이내 주님께 순종합니다.
어디선가 풀벌레 우는 소리가 들리네요. 소리를 좇아 시선이 따라갑니다. 숲속 어디에선가 들리는 듯 마는 듯 깜박깜박거리는 별님이 대신 나와서 조용히 하라시네요. 밤이 깊었다고. 어린 풀벌레가 새근새근거리면 잠 잘 시간이라나요. 그리고 별님도 저와 여행하느라 피곤한 듯 조용히 서산으로 넘어가네요.
밤지하철에서 내려 늘어진 팔들을 여미고, 걷습니다. 그리고 따라갑니다. 밤하늘 어디에선가는 소리가 납니다. 풀벌레 합주에 시선이 머뭅니다. 그 소리에 시선은 두둥실 떠오릅니다. 첫 별이 보일때까지.
별을 보면 가슴이 뜁니다. 밤하늘을 수놓은 별들 속에 주님의 광대하심을 강하게 체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낮의 태양보다도 훨씬 멀리, 시원의 거리에서 날아온 빛이라는 것을 안다면, 그 경외감에 압도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시선을 더 넓혀보면 정말 낮에는 볼 수 없는 천상의 축제가 온통 밤하늘에 가득 차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 저는 소리를 따라 하늘로 올라갑니다. 지구를 벗어나 태양계를 돌아갑니다. 그러나 순간 하얀 빛에 압도당합니다. 우리 은하를 벗어난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곧 광대한 별들이 저를 사로잡아 더 큰 은하로 날아가게 합니다. 이제 수많은 은하가 회오리 바람처럼 요동을 치는 것이 보입니다. 때로는 블랙홀이 보이지만, 저는 어느새 빛보다 빨리 날아 이 검은 구멍을 단숨에 넘어 한 하늘 두 하늘 세 하늘 오릅니다. 여기는 삼층천, 바울이 하나님을 만난 곳입니다. 오늘 그분들은 산책을 나오시다 저를 보고는 반기시는군요. 아! 이곳을 떠나고 싶지 않습니다. 물론 저는 베드로가 변화산상에서 한 말을 알기 때문에 이내 주님께 순종합니다.
어디선가 풀벌레 우는 소리가 들리네요. 소리를 좇아 시선이 따라갑니다. 숲속 어디에선가 들리는 듯 마는 듯 깜박깜박거리는 별님이 대신 나와서 조용히 하라시네요. 밤이 깊었다고. 어린 풀벌레가 새근새근거리면 잠 잘 시간이라나요. 그리고 별님도 저와 여행하느라 피곤한 듯 조용히 서산으로 넘어가네요.
밤길에서 만나다
밤지하철에서 내리고 길을 건너면 조그만 밭을 지나게 됩니다. 그러면 저는 아침에 보았던 나팔꽃을 찾아 봅니다. 물론 찾을 수 없습니다. 아쉬움을 달래고 길을 걷습니다. 하지만 나팔꽃을 찾는다는 것은 욕심이기 때문에 실망을 하지 않습니다. 이런 저의 마음을 저도 알 수 없습니다. 뻔히 알거든요. 밤에는 나팔꽃이 잎을 접는다는 것을 말이죠.
다시 가슴이 설레입니다. 벌써부터 저 앞에서는 소근소근 거립니다. <어린왕자>에 나오는 그런 길을 아십니까? 꽃들이 예쁜 소녀들처럼 속삭이는 길말입니다. 저는 한 꽃 한 꽃 찾아가 인사하고 수줍게 악수합니다. 그들은 가지각색으로 저의 인사를 받고 안부를 묻습니다. 그러면 저는 오늘 하루 있었던 일을 말해 줍니다. 아침에 주신 주님 말씀, 회사에서 있었던 이야기, 친구들 소식, 요즘 읽고 있는 책에 대해서. 그들은 나의 얘기에 웃기도 하고, 맞장구도 치고, 신기해 합니다. 그리고 그들도 하루의 일과를 말합니다. 주님이 주시는 처음 햇빛과 땅 속으로 흐르는 지하수로 한 신선한 아침식사 이야기, 산들바람을 타고 찬양하던 오전 시간, 한낮의 단골 손님인 벌님과 철 모르고 아직도 날아다니는 나비님, 언제나 흥겨운 참새님, 그리고 참 부지런한 개미님과 나눈 이야기,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가을 노을을 보내며 드린 저녁 예배시간...
어느덧 밤하늘도 은은한 달빛으로 채워지면 어디에선가부터 찬양이 흘러 나옵니다. 꽃님들의 밤 찬송시간인 것입니다. 예쁜 고음의 선율은 꽃잎에 앉은 달빛을 하늘로 뿌리며, 주님의 향기를 담은 찬양의 빛을 세상에 노래합니다.
빛을 맞으며 향기를 간직하며 걷습니다. 밤길입니다. 빛과 주님의 향기가 저의 발자욱이 되어 따라오고 있습니다. 그 빛의 선으로 어둠이 물러 가고 밤의 영혼 하나가 빛에 산란되며 들어 섭니다. 그러면 빛의 사자가 그를 맞이합니다. 그 순간입니다. 하늘에서 섬광이 일어나며 천상에서는 불꽃들이 터져 나옵니다.
이제 빛의 선이 두 개로 변했습니다. 밤의 영혼이었던 그가 빛을 덧입고 어둠을 가르게 된 것입니다. 셋으로 변합니다. 참으로 장관입니다. 빛의 영혼들이 어둠을 가를 때마다, 계속해서 어둠은 물러가고 빛 선들이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그 어느 불꽃놀이가 이보다 화려할까요.
지금 밖을 보세요. 빛의 사자들의 축제가 한창이예요.
밤지하철에서 내리고 길을 건너면 조그만 밭을 지나게 됩니다. 그러면 저는 아침에 보았던 나팔꽃을 찾아 봅니다. 물론 찾을 수 없습니다. 아쉬움을 달래고 길을 걷습니다. 하지만 나팔꽃을 찾는다는 것은 욕심이기 때문에 실망을 하지 않습니다. 이런 저의 마음을 저도 알 수 없습니다. 뻔히 알거든요. 밤에는 나팔꽃이 잎을 접는다는 것을 말이죠.
다시 가슴이 설레입니다. 벌써부터 저 앞에서는 소근소근 거립니다. <어린왕자>에 나오는 그런 길을 아십니까? 꽃들이 예쁜 소녀들처럼 속삭이는 길말입니다. 저는 한 꽃 한 꽃 찾아가 인사하고 수줍게 악수합니다. 그들은 가지각색으로 저의 인사를 받고 안부를 묻습니다. 그러면 저는 오늘 하루 있었던 일을 말해 줍니다. 아침에 주신 주님 말씀, 회사에서 있었던 이야기, 친구들 소식, 요즘 읽고 있는 책에 대해서. 그들은 나의 얘기에 웃기도 하고, 맞장구도 치고, 신기해 합니다. 그리고 그들도 하루의 일과를 말합니다. 주님이 주시는 처음 햇빛과 땅 속으로 흐르는 지하수로 한 신선한 아침식사 이야기, 산들바람을 타고 찬양하던 오전 시간, 한낮의 단골 손님인 벌님과 철 모르고 아직도 날아다니는 나비님, 언제나 흥겨운 참새님, 그리고 참 부지런한 개미님과 나눈 이야기,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가을 노을을 보내며 드린 저녁 예배시간...
어느덧 밤하늘도 은은한 달빛으로 채워지면 어디에선가부터 찬양이 흘러 나옵니다. 꽃님들의 밤 찬송시간인 것입니다. 예쁜 고음의 선율은 꽃잎에 앉은 달빛을 하늘로 뿌리며, 주님의 향기를 담은 찬양의 빛을 세상에 노래합니다.
빛을 맞으며 향기를 간직하며 걷습니다. 밤길입니다. 빛과 주님의 향기가 저의 발자욱이 되어 따라오고 있습니다. 그 빛의 선으로 어둠이 물러 가고 밤의 영혼 하나가 빛에 산란되며 들어 섭니다. 그러면 빛의 사자가 그를 맞이합니다. 그 순간입니다. 하늘에서 섬광이 일어나며 천상에서는 불꽃들이 터져 나옵니다.
이제 빛의 선이 두 개로 변했습니다. 밤의 영혼이었던 그가 빛을 덧입고 어둠을 가르게 된 것입니다. 셋으로 변합니다. 참으로 장관입니다. 빛의 영혼들이 어둠을 가를 때마다, 계속해서 어둠은 물러가고 빛 선들이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그 어느 불꽃놀이가 이보다 화려할까요.
지금 밖을 보세요. 빛의 사자들의 축제가 한창이예요.
십자가 자리
밤지하철에서 내리면 맨 처음 저는 하늘을 쳐다봅니다. 별을 보고 싶어서 입니다.
그 파란보란빛을 보는 순간 저는 하루의 피로가 모두 풀립니다. 특히 하늘이 맑은 가을과 겨울에 비치는 순백하고, 신비한 별밤은 저를 동화의 나라로 이끌곤 합니다. 스테파네트 아가씨와 목동을 비추던 별님들은 저에게도 그런 꿈을 꾸게 합니다.
별, 그것을 보려고 저는 큰 위험부담을 감수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기숙사가 있는 학교였지요. 고1 때, 하루밤은 너무 별이 보고 싶었습니다. 아마 낮에 읽은 김영사에 나온 <재미있는 별자리 여행> 때문일 것입니다. 초겨울 쌀쌀한 날씨였지만, 상관없었습니다. 만약 새벽 3시에 내가 기숙사방에 없는 사실을 알면, 선배한테 초죽음이 되도록 맞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예정처럼 기숙사 옥상으로 올라갔습니다. 학교에서 지급한 얇은 코트와 목장갑을 낀채로...
북두칠성부터, 안드로메다, 페가수스, 카시오페아 실로 셀 수도 없는 별을 보았지요. 행복했습니다. 얼굴은 얼듯이 차가왔고, 가슴으로 찬바람이 불아 왔지만, 무슨 상관입니까.
투명한 빛이 눈물 위로 산란된 것은 그렇게 한참을 한 데서 보낸지 반 시간 남짓한 때였습니다. 밤 하늘을 남북으로 가르고 몇몇 푸른 젊은 별이 일렬종대로 서 있는 것이 보이더군요. 너무나 규모가 커서 미처 보지 옷했던 것 같습니다. 새로운 발견이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있지 긴 줄을 가로지는 일단의 횡선을 긋는 별이 무리가 보였습니다.
자세히 보면 약간 줄이 흩어진 것도 같았지만, 그 모습은 십자가였습니다. 그 큰 십자가 별자리가 하늘을 뒤 덮고 있는 줄을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그 느낌이라니... 평안함, 안식, 포근함 그리고 떠나온 고향 생각, 어머니 얼굴, 타향살이의 설움이 한꺼번에 밀려왔습니다.
당시는 참 힘들었지요. 학교에 적응에 실패한 후로, 모든 것이 흔들렸으니까요. 그렇게 순수했던 신앙도 흔들릴 대로 흔들리고 있었고, 그래서 늘 하루 하루를 휘청거리며 거리를 배회했고.
바위를 안은듯한 답답함이 그렇게 가슴을 무겁게 하던 시절, 그렇습니다. 온 어둠 속에서도 그래도 숨을 쉴 수 있었던 것은 별 보는 법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오늘 밤, 지하철을 내리니 가을비가 소로기 내리고 있었습니다. 별을 보기가 힘든 요즘, 오늘은 비까지 왔지만, 그대로 하늘을 봅니다. 십자가로 저의 밤길을 지키시는 주님을 어찌 그 날 이후 하루라도 잊을 수가 있을까요. 그리고 지금은 압니다. 그 때 십자가 별자리로 알았던 것이 백조자리였다는 것을. 그러나 저에게는 십자가 자리를 부정할 이유가 없습니다. 이제 저의 눈은 모든 것을 십자가의 감사밖으로는 볼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 누군가에게 비쳐지고 싶습니다. 밤 하늘을 남북으로 가로지르고 동서로 횡단하여 주님의 사람을 별 밤에 쏟아붓고 싶습니다.
그 파란보란빛을 보는 순간 저는 하루의 피로가 모두 풀립니다. 특히 하늘이 맑은 가을과 겨울에 비치는 순백하고, 신비한 별밤은 저를 동화의 나라로 이끌곤 합니다. 스테파네트 아가씨와 목동을 비추던 별님들은 저에게도 그런 꿈을 꾸게 합니다.
별, 그것을 보려고 저는 큰 위험부담을 감수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기숙사가 있는 학교였지요. 고1 때, 하루밤은 너무 별이 보고 싶었습니다. 아마 낮에 읽은 김영사에 나온 <재미있는 별자리 여행> 때문일 것입니다. 초겨울 쌀쌀한 날씨였지만, 상관없었습니다. 만약 새벽 3시에 내가 기숙사방에 없는 사실을 알면, 선배한테 초죽음이 되도록 맞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예정처럼 기숙사 옥상으로 올라갔습니다. 학교에서 지급한 얇은 코트와 목장갑을 낀채로...
북두칠성부터, 안드로메다, 페가수스, 카시오페아 실로 셀 수도 없는 별을 보았지요. 행복했습니다. 얼굴은 얼듯이 차가왔고, 가슴으로 찬바람이 불아 왔지만, 무슨 상관입니까.
투명한 빛이 눈물 위로 산란된 것은 그렇게 한참을 한 데서 보낸지 반 시간 남짓한 때였습니다. 밤 하늘을 남북으로 가르고 몇몇 푸른 젊은 별이 일렬종대로 서 있는 것이 보이더군요. 너무나 규모가 커서 미처 보지 옷했던 것 같습니다. 새로운 발견이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있지 긴 줄을 가로지는 일단의 횡선을 긋는 별이 무리가 보였습니다.
자세히 보면 약간 줄이 흩어진 것도 같았지만, 그 모습은 십자가였습니다. 그 큰 십자가 별자리가 하늘을 뒤 덮고 있는 줄을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그 느낌이라니... 평안함, 안식, 포근함 그리고 떠나온 고향 생각, 어머니 얼굴, 타향살이의 설움이 한꺼번에 밀려왔습니다.
당시는 참 힘들었지요. 학교에 적응에 실패한 후로, 모든 것이 흔들렸으니까요. 그렇게 순수했던 신앙도 흔들릴 대로 흔들리고 있었고, 그래서 늘 하루 하루를 휘청거리며 거리를 배회했고.
바위를 안은듯한 답답함이 그렇게 가슴을 무겁게 하던 시절, 그렇습니다. 온 어둠 속에서도 그래도 숨을 쉴 수 있었던 것은 별 보는 법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오늘 밤, 지하철을 내리니 가을비가 소로기 내리고 있었습니다. 별을 보기가 힘든 요즘, 오늘은 비까지 왔지만, 그대로 하늘을 봅니다. 십자가로 저의 밤길을 지키시는 주님을 어찌 그 날 이후 하루라도 잊을 수가 있을까요. 그리고 지금은 압니다. 그 때 십자가 별자리로 알았던 것이 백조자리였다는 것을. 그러나 저에게는 십자가 자리를 부정할 이유가 없습니다. 이제 저의 눈은 모든 것을 십자가의 감사밖으로는 볼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 누군가에게 비쳐지고 싶습니다. 밤 하늘을 남북으로 가로지르고 동서로 횡단하여 주님의 사람을 별 밤에 쏟아붓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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