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스펄전의 저녁 묵상
내가 비옵는 것은 그들을 세상에서 데려가시기를 위함이 아니요 다만 악에 빠지지 않게 보전하시기를 위함이니이다(요 17:15).
본향에 가서 예수님과 함께 있게 되는 것-이것은 하나님의 때가 되면 주를 믿는 모든 성도들이 체험하게 될 아름답고 복된 일입니다. 지금은 “선한 믿음의 싸움”을 싸우고 있는 주님의 병사들이 잠시 후면 그 싸움을 마치고 주님의 기쁨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의 본문 말씀을 보십시오. 그리스도께서 그의 백성들이 결국에는 그가 계신 곳에 가서 그와 함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계십니다. 그렇지만 그들을 당장 이 땅에서 천국으로 데려가 주십사고 기도하시지는 않았습니다. 주님은 그들이 여기 이 땅에 머물러 있기를 원하십니다. 그런데 곤하고 지친 순례자들인 우리는 “오, 나도 비둘기처럼 날개가 달려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럼 당장 날아가서 편안히 쉴텐데”라는 기도를 얼마나 자주 드리는지 모릅니다!
그리스도는 그렇게 기도하시지 않았습니다. 주님은 우리 각자가 다 익은 곡식더미처럼 주님의 곳간에 들여질 때까지 우리를 하나님 아버지 손에 맡긴다고 기도하고 계십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당장 죽어 천국에 가게 해달라고 기도하지 않으셨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이 육신에 거하는 것이 우리 자신을 위해 유익한 것이 아니라면 적어도 다른 사람들을 위해 필요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우리를 악으로부터 보존해 달라고 기도하고 계십니다. 그러나 우리가 성년에 이르기 전에 영광의 기업에 들어갈 수 있게 해달라고는 절대 구하시지 않았습니다.
우리 성도들은 종종 무슨 문제가 생기면 죽고 싶다고 합니다. 그들에게 왜 죽고 싶으냐고 물으면 대체로 “그럼 주님과 함께 있게 될테니까요”라고 대답합니다. 그렇지만 실은 주님과 함께 있고 싶다는 소원보다는 자기들이 안고 있는 그 문제를 제거하고 싶다는 소원이 더 강하기 때문에 죽고 싶어할 것입니다. 만일 그런 것이 아니라면 다른 때, 즉 시험의 압박감을 느끼지 않을 때도 주님과 함께 있고 싶다는 소원을 품어야 할텐데 그렇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구세주와 함께 있고 싶어서라기보다는 쉬고 싶은 욕심에 본향에 가고 싶다는 것입니다. 만일 우리가 바울처럼 그리스도와 함께 있는 것이 이 장막에 거하는 것보다 훨씬 더 좋기 때문에 이 세상을 떠나고 싶어한다면 그것은 옳은 일입니다. 그러나 어떤 문제로부터 도망치고 싶어서 세상을 떠나고 싶은 것이라면 그것은 이기적인 생각입니다.
오히려 여러분의 삶이 수고와 싸움과 고난 가운데 있더라도 하나님이 기뻐하신다면 그 삶을 통해 하나님을 영화롭게 해야겠다는 소원을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언제 천국에 갈지는, 즉 언제 “그만하면 됐다”고 말씀하실지, 그때에 관해서는 하나님 손에 일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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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는 잠자리에 누워서 주기도문을 묵상하고 묵상했다. 이 말세에 살아가는 것이 꼭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은데, 왜 주님께서는 이렇게 기도(주기도문)하라고 하셨을까?
* 곰곰이 묵상해보니 주기도문은 참 영원한 일용할 기도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마치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를 지날 때 딱 하나님께서 필요한 만큼만 만나와 메추라기를 주셨던 것처럼, 주기도문의 말씀은 딱 우리에게 필요한 만큼의 기도를 하게 해 주신 것 같다.
* 그래서 주기도문을 하면 겸손해지고, 성령의 음성을 더욱 구하게 된다. 인간의 나약함과 하나님의 무한하신 은혜 외에는 그 어디에도 영적 전투를 할 수 있는 힘의 근원이 없음을 절감하게 된다.
* 주기도문을 하면 매일 매일을 진검승부 하는 자세로 살 수 있다. 좀 이상한 얘기지만 영적인 공력을 쌓아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고 게으르게 살라는 말은 아니고, 주기도문의 정신에 따라 살게 되면 매일 매일을 벌어지는 영적인 싸움에서 그 날에 필요한 전략과 은혜를 하나님께서 새롭게 공급해 주시어 새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 사단은 매일 새롭게 업데이트된 무기로 나를 공격한다. 따라서 나 역시 늘 새롭게 공급해 주시는 힘으로 사단을 대적해야 된다. 옛 무기로 싸우면 이미 사단에게 지게 된다. 어쨌든 그는 인격적인 존재로 공중권세를 잡고 있다.
* 주기도문을 하면 부지런히 살 수 있다. 하나님께서 공급해주시는 새로운 만나와 메추라기를 부지런히 먹어야 매일 매일 변하는 영적인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