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의 세례
김익두 목사님의 짧지만 아주 인상적인 설교가 있어 인용한다. <성령의 세례>란 설교인데, <거룩한 구원>(pp. 565-569)에도 인용되어있다.
이 설교에는 성령의 성격과 성령을 받은 후의 상태에 대해 잘 설명되어 있다(아마 김익두 목사님이 성령을 받고 경험한 삶의 간증일 것이다 그러나 그 내용은 성경과 일치하며 신앙위인들과 부합한다). 그리고 이 성령을 받기 위해서는 예루살렘을 떠나지 않고 성령을 기다리는 것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성령의 세례
김익두
1 데오빌로여 내가 먼저 쓴 글에는 무릇 예수의 행하시며 가르치시기를 시작하심부터
2 그의 택하신 사도들에게 성령으로 명하시고 승천하신 날까지의 일을 기록하였노라
3 해받으신 후에 또한 저희에게 확실한 많은 증거로 친히 사심을 나타내사 사십 일 동안 저희에게 보이시며 하나님 나라의 일을 말씀하시니라
4 사도와 같이 모이사 저희에게 분부하여 가라사대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내게 들은 바 아버지의 약속하신 것을 기다리라
5 요한은 물로 세례를 베풀었으나 너희는 몇 날이 못되어 성령으로 세례를 받으리라 하셨느니라
(사도행전 1:1-5).
주님은 30년간을 인륜(人倫)을 배워 지키시고, 3년간은 하나님의 말씀을 전파하셨습니다. 그 때에 추종자는 많았으나, 끝까지 추종한 자는 1백20명인 줄 압니다. 평소에 주를 따른 자는 그 이적과 기사를 본 연고입니다. 그러나 십자가의 고통이 찾아 올 때에는 수종들던 자들이 흩어졌습니다. 베드로도 가고, 요한까지도 물러갔습니다. 주님은 전세계를 구원할 책임을 그 제자들에게 맡기려 할 때에 다른 말씀하시지 않고, 다만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라”하시고, 또는“아버지의 허락을 기다리라”라고 하셨습니다.
성령의 세례 받지 않은 교회는 아무리 교회 건물이 장엄하고, 음악의 설비가 야단스러워도 소용없는 것입니다. 성령의 세례를 받아야 참 교회가 되는 것입니다. 예수의 원수는 미신자(未信者)보다 신자 중에 많은 것입니다. 성경을 모르는 자보다 성경을 잘 아는 자 중에 있는 것이니다. 예수님 당시 성경학자이던 바리새교인이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인 것을 보십시오. 근대에 있어서도 신학자가 예수를 반대하지 않았습니까?
요한복음 14장을 보면, 예수님은 말씀하시기를, 내가 가서 보혜사를 보내겠다고 하셨습니다. 우리 예수교의 특색은 성령의 세례 받는 것입니다. 유교나 불교에도 도덕적 방면은 좋으나, 성령의 세례 받는 것만은, 우리 예수교회에만 있는 복된 은총의 특권입니다. 그러면 성령의 세례란 무엇인가 살펴보겠습니다.
원산(元山) 어떤 곳에는 기도하는 여인이 있다고 합니다. 그 여인은 성령을 받았노라고 돌아다니며, 별소리 다하면서 사람을 유혹한다는 것입니다. 그 여인은 공교하게 사람을 만나면 사람의 지나간 일을 말한다고 합니다. 이것은 무당도 하고, 사주장이도 하는 일입니다. 그런데 어리석은 사람들은 그런 것을 보고 성령 받은 자로 알아 미혹 받는 다고 하니, 어찌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있겠습니까! 이제 성령의 세례 받는 일을 말하려 합니다. 성경에 성령은 불, 물, 바람, 비둘기, 기름 이런 여러 가지 말씀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Ⅰ 불의 성령
불의 성령 불에 두 가지 특성이 있습니다. 첫째로, 불은 광명한 빛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성령의 불세례를 받은 자는 빛 가운데 있게 되어, 하나님을 알고, 예수를 알며, 자기 죄를 알고, 영생을 알며, 부활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불이 없는 곳에는 흑암뿐입니다. 그러므로 세인들은 천문과 지리는 통달하면서도 하나님은 모릅니다. 천국도 모르고 지옥도 모르는 것입니다.
둘째로, 불세례를 받으면 열이 생기는 것입니다. 나는 예수를 믿은 지 2개월 만에 확실히 성령을 받았습니다. 나는 눈물 속에서 몇 날 동안 주야로 통회의 생활을 했다. 드디어 나는 완전히 세상과 작별하게 되고, 전에 좋아하던 것과 시원히 절연하게 되었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남을 사랑하는 뜨거운 눈물이 있게 되고, 남을 사랑하는 뜨거운 사랑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하루는 주일인데 집에 돌아온즉 나의 어머니는 바느질을 하고 계셨습니다. 그때 나는 가슴이 아파 견딜 수 없어서 눈물을 흘리며 울었습니다. 어머니는“왜 우느냐?”고 하셨습니다. 나는 대답으로 “어머니! 오늘이 무슨 날입니까?”했더니, 어머니는 “내가 하지 않을 터이니 울지 말아라”라고 하셨습니다. 또 나는 아내가 잘못 할 때에, 전 같으면 완력(腕力)으로 제재했을 것이나, 아내를 향하여 울게 되었습니다.
이렇듯 나의 마음엔 불이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교인이 잘못하는 것을 보면, 눈에서 눈물이 흘러서 견디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예레미야가 왜 울었습니까? 죄 중에 사는 그 민중을 볼 때, 속에서 불이 일어났던 까닭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므로 성령의 세례를 받게 되면, 이런 뜨거운 불이 마음속에 붙게 되는 것입니다.
Ⅱ 비둘기의 성령
비둘기의 성령 비둘기는 순한 것을 의미합니다. 예수는 순하기가 비둘기와 같으십니다. 그러므로 예수교인도 순해야 합니다. 서양격언에 설교는 사자같이 하고, 남을 해하는 데는 비둘기와 같이 하라고 하였습니다.
사도 바울은 종교가이면서도, 교회를 박해하고, 혈기로써 사람을 해하며, 별별 잔인한 일을 기도(企圖)하였습니다. 그러나 성령 받은 후에는 맞아 죽는 경우에 이를 때도 경찰에게 의뢰하지 않고, 고소 한번 않고서, 다시 일어나서는 또 전도하러 나아갔습니다.
각 교회가 저만 잘한다고 뽐내지만, 성령을 받게 되면 즉석에서 겸손하여 지는 것입니다. 욕(辱)을 먹을 때, 좋지는 않다마는 같이 욕은 하지 않게 됩니다. 매 맞을 때에 같이 대항하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내가 전도지를 행인에게 주면, 보통 거절하면서 받지 않습니다. 그래도 기어이 전하면, 노해 담뱃불이 뻘건 담뱃대로 때리는 일도 있습니다. 그래도 쫓아가면서 주면 전도지를 받아 코를 풀어버립니다. 나는 그때 기도하길, ‘하나님! 저런 코는 썩어지게… …’하다가,‘아! 하나님! 잘못했습니다’하고 회개했습니다.
말 한마디라도 실수하곤 아파서 견디지 못합니다. 예수께서 말씀하시기를 나는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를 배우라고 하였으니, 이는 비둘기 같은 성령의 소리입니다. 내가 제일 무서워하는 것은 교만입니다. 기도 많이 하면 교만하여 지고, 성경 많이 보면 교만하여 집니다(바리새인과 같은 심령인 경우-편주). 나는 신구 약 성경을 연 3회 통독하는데, 그것으로 자만하지 못하겠습니다. 엘리야가‘주여 나만 남았습니다’고 하였으나, 주님은 7천명을 남겨 두셨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신앙에 있어서 교만이 무서운 것입니다.
한국 교회가 장로파니, 성결파니, 감리파니 하고 서로 업신여기는 것은, 구원이 떠난 증거라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은 서편에 있으나 동으로부터 가는 것과 같이, 천국은 위에 있습니다. 그러나 천국에 가는 길은 아래로 내려가는 것ㅇ비니다. 낮아지고 낮아지고 하는 그곳에 천국의 영광이 빛나는 것입니다. 다윗이나 솔로몬은 제일 은혜 받았을 때 실패하였습니다. 설교 잘한다, 찬송 잘한다라고 하는 칭찬 들을 때에, 교만 죄에 떨어지기 쉬운 것입니다. 승리했다고 자력을 믿는 것이, 교만이란 죄의 장본인입니다. 비둘기의 성령은 온유와 겸손인 것입니다.
Ⅲ 물의 성령
물은 정결케 하는 것입니다. 성경에 성령을 물이라고 하였습니다. 세상에 제일 괴악한 죄는 음란한 죄입니다. 성령의 물세례 받은 자는, 범죄 할 경우에도 요셉과 같이 범죄하지 않게 됩니다. 이는 성령이 그의 마음을 주관하게 되는 까닭입니다.
Ⅳ 바람의 성령
바람에는 사람이 눈으로 볼 수 없는 능력이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바람은 성령의 능력을 의미합니다. 성령의 세례 받는 자에게 신기한 능력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자기 죄를 이기는 능력입니다. 일곱 가지의 죄를 승리하는 능력입니다. 가나안의 7족을 멸하는 능력입니다. 외부의 죄뿐 아니라, 내부의 죄까지 승리하는 능력입니다. 또는 마음을 변화시키는 능력입니다. 사람의 마음은 도덕으로나 수안으로 개혁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성령이 임하시면 개혁이 생기는 것입니다. 바람이 한 번 지나가면 동서남북을 진동시키는 것과 같이, 성령의 바람이 한번 불어오면, 전가정과 전교회 및 전 사회가 크게 변동되는 것입니다.
Ⅴ 기름의 성령
...(중략)...
집회에 모이신 여러분! 성령의 세례를 받으면 세계라도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 이제 우리는 조선 사람됨을 불행으로 생각지 말아야 합니다. 할일 많은 곳은 조선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일을 감당하기 위해 성령의 세례를 받아야 하겠습니다. 이제 성령의 세례를 받기 위해 기도합시다.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아버지의 허락함을 기다립시다.
주의 제자들은 10일 간을 떠나지 않고 기도하였습니다. 우리도 이 자리에서 성령을 확실히 받을 증거가 있기까지 기도합시다. 성령 받은 동기는 추호만한 죄라도 범하지 않고, 성결한 생애에서 활약하는 그것입니다. 성령을 받으려 할 때, 무슨 신비를 구하려고 하지 말 것입니다.
...중략... 성경에 기록된 말씀 외에 무슨 다른 진리가 있겠습니까? 성경에는 무엇이든지 다 기록되어있습니다. 부족된 것이 조금도 없습니다. 자기 영광을 받으려고 성령을 구하지 말 것입니다.
세례 요한은 성령 받았기 때문에 목이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사도바울도 성령 받으므로 모든 고생, 모든 핍박, 모든 환란, 끝으로 죽음까지 당하게 된 것입니다. 야고보도 성령 받으므로 목이 떨어지게 되었고, 베들로도 성령을 받은 고로 시험을 당하고, 죽음의 쓴 잔을 마시게 된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도 성령을 받으면 환난을 당하게 됩니다. 고통이 옵니다. 죽음이 옵니다. 그렇지만 성령 받은 사람은 이 고난과 박해를 두려워하지 않고, 복음을 전하기에 기쁨으로 나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성령의 세례 받아 사명을 감당하여 봅시다.
1934. 6. 17. 성결교 신학교 ‘성별회’에서 한 설교.